05.31
유도분만을 위한 입원
06.01
새벽 5시 부터 유도분만 시작, 자궁문 4cm 열리고 더 이상 진행 안되고 열나고 오한 오고
무엇보다 월척이 머리가 골반 위에 있어서 결국 제왕.
촉진제 끊고도 진짜 진통이 왔는데, 세상 이런 고통은 처음이였다. 나 울어~
쨌든 14시간 진통 후 제왕
06.02~05
제왕 후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였다, 마취 후 눈을 떴는데 아기는 세상에 태어났고, 나는 누워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유도분만 이후 멘탈이 점점 파사삭 되면서 내 몸도 말을 안들으니 이 상태로 아기를 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소변줄 빼자마자 엄청 움직였다. 일부러 앉아 있고, 걸어다니고 스트레칭도 하고,, 감사하게도 회복이 빨랐다.
06.06~16
조리원 생활
조리원 천국 이라는데 예상치 못한 벽 수유콜과 모유수유, 젖몸살
유두가 짧아 보호기를 썼는데 보호기는 너무 커서 라온이가 잘 빨지를 못했고 젖이 안나오니 수유시간마다 식은땀 줄줄.
젖양도 과다분비라 젖몸살도 심하고 새벽에 자다가 깼음. 모유수유 시도는 해보려고 매 시간 물려봤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패스하기로 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하겠지 생각하면서 건강한 마음으로 분유를 주기로 결정했다.
마사지 받으면서 조금씩 젖양을 줄였다. 밀티+카보크림 조합이 효과가 좋았다!
조리원은 삼시세끼 잘 나오고 쾌적한 환경에 매일 마사지까지, 붓기가 싹 빠져서 -7kg 로 퇴소했다.
모자동실은 너무 설렜지만 동시에 무서웠다. 아기 우는게 왜이렇게 무서웠는지,, 초보 엄마는 같이 운다.
마지막날에는 늦잠 자고 싶어서 아침 수유콜 안받고, 깨끗하게 씻고 라온이 데리고 집으로~ 두려움 반, 설렘 반
06.16~17
라온이와의 첫 주말
한 시간 마다 깨는 라온이를 마주하고 우리는 놀래 자빠짐
잠을 못자는게 이렇게 힘들 줄이야
호수도 새벽수유할 때 같이 깨서 항상 옆에 있어줬다.
라온이가 울면 호수가 가장 먼저 깨고, 반응이 제일 빠름
우리 호수도 한동안 많이 피곤해했다.
호수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06.18~07.03
산후도우미 3주 하기로 결정 후, 첫 날에는 너무 어색했다.
우리집에 누군가가 와서 가사 일을 도와준다는게 어색했고, 들어가서 자고 싶었지만 처음엔 백퍼센트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누워도 눈만 감고 있었고 남이 우리 라온이를 엄청 예뻐하고 돌봐주는게 마음이 이상했다.
나는 라온이가 너무 예쁘지만 힘들어서 그렇게까지 예뻐해주지 않았는데 관리사님은 너~무 예뻐해주셔서 감사함과 동시에 마음이 뒤숭숭했다.
하루하루 지날 수록 나도 육아에 익숙해졌고, 관리사님 신뢰도도 점점 쌓여서 이제는 라온이 맡기로 호수랑 산책도 가고 아파트 언니들과 만나서 티타임도 가지고 리프레쉬 하고있다.
오빠가 퇴근하고 와서는 저녁 차려주고 잠이 들기 전 까지 라온이 육아에 매진했지만,
나는 첫 주말 이후 며칠 멘탈이 바닥까지 가서 결국 오빠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새벽에 라온이 울음이 너무 무섭다고, 처음에 관리사님을 맞이했을 때 마음도 얘기해줬고, 출산 후 내 몸도 예전같지 않아서 너무 속상해서 울어버렸다. 오빠 눈 똥그래지고 여차저차 안아주며 위로해줬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하면 되는건데, 처한 상황에 최선을 다 하면 되는건데, 어렵지 않은데 왜 이렇게 무서워했나 모르겠다. 무너졌던 멘탈은 한번에 돌아오는게 아니기에 매일 멘탈도 잡고 있고, 라온이도 처음보다 훨씬 예쁘다.
처음부터 모성애가 생기는 건 아닌가보다.
말 잘 듣는 호수가 더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라온이가 온 뒤로 2순위가 된 호수가 안쓰러운 것도 있었고
이래저래 마음속에 불안함이 가득했었다.
양가 부모님들과 영상통화 할 때 마다 나는 웃고 있고 라온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100퍼센트로 기쁜 상태가 아니였다. 이런게 더 무서웠다.
제왕 후 회복을 위해 스트레칭 엄청 찾아보고, 조리원 입소 하고 나서는 모유수유 자세, 아기 안는 자세 등등 유튜브 엄청 찾아보고, 퇴소 하고 나서는 아기 수면교육, 등센서 있는 아기, 신생아 관련 유튜브를 엄청 찾아봤다.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서 정보만 채워넣으려고 했던 거 같아서 내가 내 자신에게 미안했다.
라온이를 더 관찰하고 안아주고 내 체온을 느끼게 해줬어야 했는데!
잠시 머리를 식히고, 하나하나 공부해 나가야지
한 번에 모든 걸 해낼 수는 없지. 천천히 나를 봐주고 사랑해주고 육아를 해야지
나의 건강한 마음을 라온이에게 전해주고 싶다.
어제 보다 더 나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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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22.07.04~08.05 (2) | 2022.08.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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